러닝을 넘어 지구를 살리는 움직임
'그냥 달리기'에서 시작해 이제는 '의미 있게 달리기'로 진화한 제 러닝 여정을 나누고자 합니다. 최근 러닝 트렌드는 단순한 건강 관리를 넘어 환경 보호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러닝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달리기 위해 신는 러닝화 하나가 분해되는 데 50-80년이 걸린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매년 전 세계적으로 3억 5천만 켤레의 러닝화가 버려지며, 한 켤레의 러닝화를 제작하는 데 약 13.6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러닝이라는 건강한 취미가 역설적으로 지구 환경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러닝의 즐거움을 유지하면서도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듭니다. 여러분의 러닝 여정에 '그린' 요소를 더하는 순간, 달리는 의미는 배가 됩니다.
플로깅(Plogging): 칼로리 소모 2배, 환경도 살리는 일석이조 운동
플로깅(Plogging)은 스웨덴어 'plocka upp'(줍다)와 영어 'jogging'의 합성어로,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입니다.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이 환경 운동은 이제 전 세계적인 피트니스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플로깅의 놀라운 효과
- 칼로리 소모 증가: 일반 러닝보다 최대 50% 더 많은 칼로리 소모 (30분 기준 일반 러닝 235kcal vs 플로깅 350kcal)
- 전신 운동 효과: 쪼그려 앉기, 허리 구부리기 등 다양한 동작으로 러닝에서 사용하지 않는 근육 활성화
- 정신 건강 개선: 환경 보호에 기여한다는 성취감으로 러닝 후 도파민과 엔도르핀 분비 증가
- 커뮤니티 형성: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의 연결감 증대
"처음에는 그저 변화를 주고 싶어 시작한 플로깅이, 이제는 주변 환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달린 길이 조금씩 깨끗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마라톤 완주보다 더 큰 성취감을 줍니다." - 주 3회 플로깅하는 직장인 러너
플로깅 시작하기
- 재사용 가능한 장갑 (면장갑 또는 세탁 가능한 작업용 장갑)
- 생분해성 쓰레기봉투 또는 재사용 가능한 메쉬백
- 집게 (선택사항, 더 위생적인 쓰레기 수거 가능)
- 손 소독제 (러닝 후 위생 관리용)
플로깅을 시작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평소 달리던 루트를 따라 달리면서 눈에 띄는 쓰레기를 주워 담기만 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양을 목표로 하기보다, 작은 봉투 하나를 채우는 목표로 시작해보세요. 국내에서는 '줍깅', '쓰담달리기'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하는 다양한 러닝 크루가 있으니 함께하면 더욱 즐겁습니다.
지속가능한 러닝 기어: 지구를 생각하는 현명한 선택
러닝은 간단한 운동이지만, 필요한 장비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러닝 기어를 선택할 때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면 탄소발자국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친환경 러닝화의 부상
최근 주요 스포츠 브랜드들이 재활용 재료를 사용한 러닝화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해양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어퍼, 식물 기반 소재로 만든 미드솔, 생분해성 아웃솔까지 다양한 친환경 기술이 적용되고 있죠.
- 재활용 소재 비율 확인: 최소 20%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제품 선택
- 내구성 우선: 짧은 수명의 신발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선택
- 시즌 컬렉션 지양: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 선택
- 신발 재활용 프로그램 확인: 다 신은 러닝화를 재활용해주는 브랜드 우선 고려
친환경 러닝 의류
미세 플라스틱 배출이 적은 천연 소재(오가닉 코튼, 대나무, 메리노 울)나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만든 러닝 의류를 선택하면 세탁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다기능성 의류는 여러 계절에 활용할 수 있어 옷장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로 웨이스트 러닝 액세서리
일회용 젤이나 에너지바 대신 재사용 가능한 쿨링 타월, 스테인리스 물병, 다회용 에너지 젤 파우치 등을 사용하면 러닝 중 발생하는 쓰레기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마라톤 대회에서는 개인 컵을 지참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양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친환경 레이스: 지속가능한 러닝 축제의 등장
마라톤 하나당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은 얼마나 될까요? 대형 마라톤의 경우 완주 메달, 기념 티셔츠, 음식물, 일회용 컵, 에너지젤 포장재 등으로 수 톤의 쓰레기가 발생합니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친환경 레이스'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국내 친환경 러닝 대회
- 그린 서울 마라톤: 일회용컵 없는 마라톤으로, 참가자 개인컵 지참 필수
- 제로웨이스트 트레일런: 완주 메달 대신 나무 심기, 기념품 최소화
- 클린 해변 달리기: 해변을 달리며 해양 쓰레기를 줍는 친환경 러닝 이벤트
- 대회 참가 시 대중교통이나 카풀 이용하기
- 개인 물병과 컵 지참하기
- 필요한 에너지젤만 정확히 계산해 가져가기
- 기념 티셔츠나 불필요한 기념품은 정중히 거절하기
- 코스 내 쓰레기 지정된 장소에 버리기
친환경 레이스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참가자들에게 환경 의식을 심어주고 지속가능한 러닝 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국내에서도 점차 이런 대회가 증가하고 있으니, 다음 러닝 일정을 계획할 때 친환경 요소를 갖춘 대회를 우선 고려해보세요.
러닝의 탄소발자국 줄이기: 일상 속 실천 방법
러닝의 탄소발자국은 생각보다 복잡한 요소로 구성됩니다. 장비 제작, 대회 참가를 위한 이동 수단, 훈련 중 소비하는 에너지 음료나 보충제 등 모든 것이 환경에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일상 속 작은 습관 변화만으로 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로컬 러닝: 집 근처 코스를 발굴해 차량 이동 최소화하기
- 다목적 러닝: 출퇴근, 장보기 등 일상 활동과 러닝 결합하기
- 장비 수명 연장: 적절한 세탁과 관리로 러닝화와 의류 오래 사용하기
- 홈메이드 에너지 보충제: 포장재 없는 직접 만든 에너지바나 음료 활용하기
- 중고거래: 사용하지 않는 러닝 장비 재판매하거나 기부하기
특히 주목할 만한 방법은 '목적성 러닝'입니다. 단순히 운동을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이동 수단으로 러닝을 활용하는 것이죠. 출퇴근 러닝(Run Commuting)은 교통 체증을 피하면서 운동 시간을 확보하고, 탄소 배출도 줄이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주 3회 출퇴근 러닝을 시작한 후, 월간 러닝 거리는 30% 증가했지만 탄소발자국은 오히려 40% 감소했습니다. 저녁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대중교통비 절약은 덤이죠." - 3년차 러닝 통근자
그린 러닝 커뮤니티: 함께 달리며 변화 만들기
혼자 하는 친환경 러닝도 의미 있지만, 커뮤니티와 함께할 때 그 영향력은 배가 됩니다. 국내에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다양한 러닝 크루와 모임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친환경 러닝 크루
- 줍깅 히어로즈: 매주 일요일 한강변에서 플로깅 모임 진행
- 그린 스트라이더스: 친환경 러닝화와 장비 정보 공유 및 중고거래 활성화
- 에코 트레일 러너즈: 산림 보호와 트레일 정화 활동 병행
- 비건 러너스: 식물성 러닝 식단과 친환경 보충제 정보 공유
이런 커뮤니티에 참여하면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러너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활동을 공유하면 더 많은 러너들에게 친환경 러닝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어 변화의 파급력도 커집니다.
마무리: 달리면서 지구를 살리는 러너가 되기
친환경 러닝은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작은 인식 변화와 실천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러닝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지구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의미 있는 운동이 있을까요?
지속가능한 러닝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러닝 여정에 '그린' 요소를 더해보세요.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 점차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달리는 길, 그 발자국이 지구에 부담이 아닌 선물이 되도록 만들어보세요.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듭니다. 건강한 몸과 건강한 지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그린 러너로서의 여정을 응원합니다!